
필리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마약왕’ 박왕열(48)이 9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구속되면서, 그동안 미완으로 남아 있던 ‘버닝썬 게이트’ 재수사에 불씨가 지펴지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7일 박왕열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의정부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에 대한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으며, 조사 과정에서 박 스스로 투약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밀 감정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 감정을 의뢰했다.
버닝썬 게이트와의 연결고리는 황하나씨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가수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알려진 황씨는 현재 지인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황씨가 마약을 구입한 경로가 박왕열의 유통망과 이어진 국내 최대 마약 공급 조직 ‘바티칸 킹덤’이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파악이다. 황씨는 버닝썬 클럽의 단골 고객이었으며 클럽 공동 대표와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마약 도매상 ‘사라 김’(김형렬)으로부터 텔레그램 유통 노하우를 습득한 뒤, 바티칸 킹덤 총책 이씨를 통해 국내 마약 공급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킹덤 총책은 2021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 조직은 2024년 6월 필리핀에서 필로폰 1.5㎏,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을 김해공항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19년 11월부터 2020년 사이 서울·부산·대구 일대 소화전과 우편함 등에 마약을 은닉해 판매하도록 공범들에게 지시한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현재까지 검거된 인원은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책 1명 등 총 42명이며, 단순 매수자 194명을 포함해 236명이 검거됐다. 압수된 마약은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약 2㎏, 대마 3.99g 등으로 시가 약 30억원 상당에 달한다.
박왕열은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한 번 뒤집어진다”, “검사 중에도 옷 벗는 놈들이 많을 것”이라며 수사기관을 향한 폭탄 발언을 남긴 바 있다. 경찰이 이번 신병 확보를 계기로 마약 유통 조직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경우, 버닝썬 관련 의혹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도 박왕열 조직의 실체 규명과 함께 범죄 수익 전액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